지구촌 자연보호구역도 3분의 1이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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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다양한 생물 종을 보호하려는 자연보호구역이 인간이 만든 도로와 농장 등으로 훼손되고 있다.
호주 퀸즐랜드대 연구팀은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전 세계 자연보호구역 가운데 32.8%에 달하는 596만㎢가 도로·철도 개설, 농장 확충, 도시 확대 등 인간의 집요한 압력 아래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면적은 인도와 아르헨티나를 합친 규모다.
연구팀은 전 세계 5만 개의 자연보호구역을 대상으로 인간의 활동을 연구 조사했다.
2010년 200개에 가까운 나라들이 동물과 식물 보호를 위한 초석으로 삼는다는 차원에서 전 세계 토지 가운데 최소 17%를 오는 2020년까지 공원이나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합의했다.
이 계획은 유엔 생물다양성협약(CBD)이 주관한다.
열대와 아열대의 갯벌이나 하구에서 자라는 목본식물인 맹그로브 숲과 지중해 삼림, 몇몇 초원 지대와 사바나 등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호주 같은 부자나라이면서 인구가 별로 없는 나라를 포함해 거의 모든 나라에서 자연보호구역이 크게 훼손됐다는 것이다.
호주의 경우 1천800개의 동물과 식물, 그리고 생태공동체가 멸종 위기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각국 정부가 자연보호구역에 대한 평가 및 유지 시스템을 개선하고 멸종 위기 동물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키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구에 참여한 퀸즐랜드대 제임스 왓슨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놀라울 정도”라며 “정부가 자연보호를 위해 이들 지역이 보호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CBD에 따르면 1990년대 초 이후 전세셰적으로 자연보호구역이 대충 2배 증가했으며 세계 토지의 15%는 20만 개 이상의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연구팀은 카미야네치포딜시키(Kamianets-Podilskyi) 위성 사진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경우 국립공원 안에 도시가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탄자니아에서는 미쿠미(Mikumi)국립공원을 가로지르는 도로가 뚫렸고 한국의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는 농장과 건물이 들어섰다는 것이다.
CBD는 이번 연구 결과가 자연보호구역이 말뿐 아니라 실제로 제대로 보호될 수 있도록 하는 자극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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